추석 직후 시작되는 국감…해킹·부동산PF·디지털자산 등 쟁점새 사령탑 첫 시험대…금융사고와 '소비자보호 강조' 초점 예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3일부터 28일까지 2025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지난 7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여야가 올해 국정감사를 추석 직후인 13일 시작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금융권 핵심 현안이 일제히 도마에 오른다. 대규모 롯데카드 정보 유출, 부동산 PF 정리 성과, 스테이블코 2금융권대출이자 인 등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등이 핵심 축이다. 특히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 체제의 첫 국감인 만큼 금융사고와 '소비자보호 강조' 기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3일부터 28일까지 2025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20일에는 금융위원회, 21일에는 금융 대한고등학교 감독원을 대상으로 각각 국감이 열리고, 28일 금융 부문 종합감사가 예정됐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만큼 정치권의 공세 수위가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대규모 롯데카드 정보 유출 사태가 도마에 오른다. 롯데카드는 이번 유출 규모가 297만명이며,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유효기간·CVC 등 핵심 결제 삼성카드자동차할부금리 정보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액 보상 방침과 함께 재발급·비밀번호 변경 등 보호조치를 진행 중이다. 2일 기준 민감정보 유출 28만명 중 약 79%에 대한 보호조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국감에서는 보상 범위·속도, CISO 보고 체계·보안 투자, 키인결제 통제 등이 점검 포인트다.
또 여야 의원들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 현대저축은행 고민재 싱(PF), 소비자보호 등에 대해 책임을 묻는 질의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이달 초 발표한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는 △가계부채 관리의 일관성 및 실효성 보완 방안 △부동산 PF 개선 계획의 이행 점검 △은행의 사회적 책임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의 운용상 부작용 개선책 △은행대리업 도입 △은행대리 무료개인신용조회 업 도입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의 경영공시 충분성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주주가치 제고 실효성 △보험사 자본건전성 불안 관련 킥스(K-ICS) 규제 점검 등이 제시됐다.
당국과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사건의 피해액은 2269억9800만원(70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피해액 1774억3600만원(86건)을 훌쩍 넘어섰다. 예대마진으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권을 향한 내부통제, 보안 강화에 대한 비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정부 점검 결과, 올 3월 말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 4.49%(전분기 대비 +1.07%포인트)였고, 6월 말 전체 PF 익스포저는 186조6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감소했다. 국감에서는 충당금 적정성, NPL 매각 시점·가격, 여전·상호금융 등 2금융권 익스포저가 중점적으로 따져질 전망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등 두 기관의 수장은 모두 취임 후 첫 국정감사를 치를 예정이다. 사진은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8시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장 접견실에서 비공개 긴급회동을 가진 모습. /금융위원회



끝나지 않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하반기 결론으로 관측되며 공정위가 내놓을 과징금 규모는 수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은 담합 실익 부재를 주장하지만, 당국은 정보교환과 가격결정의 연계성을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디지털자산 2단계(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도 예상된다. 금융위는 10월 정부안 공개를 목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담보 관리·내부통제 등을 담은 2단계 법안을 준비 중이다. 국감에서는 발행 인가 주체(은행 중심 여부), 유동성 백스톱·소비자보호·자금세탁방지(AML) 프레임 등 설계의 구체성이 확인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등 두 기관의 수장은 모두 취임 후 첫 국감을 치를 예정이다. 새 수장 체제의 정책·감독 연속성 계획과 민생 지표(민원·장애·수수료·취약차주 금리인하)가 공개 질의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조직 개편이 철회되면서 금융위, 금감원이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된 만큼 대내외 관련 현안이 산적한 실정이다. 이들은 '소비자보호 강조' 기조에 맞춰 질의응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금융권 국정감사는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이나 시중은행장들이 증인 명단에서 빠져 있어 사실상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그동안 국감에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증인·참고인으로 채택됐으나 올해 국감에선 제외됐다. 매년 국감장에 소환되도 불출석하거나 대리 출석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올해 정무위 국감 증인·참고인에는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5대 은행장들이 채택되지 않았다. 다만 여야가 협의에 나서 종합감사에서 이들을 증인으로 부를 가능성은 남아있다.
금융권에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윤석 신협중앙회 회장과 김인 새마을금고 회장, 오경석 업비트 대표 등 또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는 이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자금세탁, 내부통제 실패 등 금융소비자 보호와 직결된 사안을 집중 질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인 만큼 금융권에선 금융사고와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라는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 회장들이 증인에서 아예 빠져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무위 종합 감사 때 증인으로 불려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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