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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오래 기다린 만큼 불꽃도 멋있고, 질서 있게 귀가하는 시민의식도 인상적이에요." 27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5'를 본 뒤 귀가하던 이모씨(44)는 아이의 손을 잡은 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데리고 와도 될지 걱정했지만, 아이들 기억에 오래 남을 날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올해 21회를 맞은 불꽃축제는 '함께하는 빛, 하나가 되다(Light Up Together)'를 주제로 열렸다. 오후 7시 미국 대학원 20분 카운트다운과 함께 첫 불꽃이 솟구쳤지만 예상보다 낮은 위치에서 터졌다. 관객들은 폭발음을 듣고 나서야 방향을 확인했고, 일부는 당황한 표정으로 급히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행사 직전 도착한 이영태씨(42)는 "첫 불꽃은 63빌딩 쪽에서만 보인 것 같다"며 "풍경이 잘 보이는 쪽으로 이동해야겠다"고 웃었다.
본격적인 무대는 이탈리 통신요금체납 아·캐나다팀이 차례로 장식했다. 이탈리아는 잔잔한 성악곡에 맞춰 고전적인 불꽃을, 캐나다는 영화 OST와 함께 별 모양·대형 원형 불꽃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시민들이 가장 기다린 건 마지막 한국팀이었다.
한국팀은 '빛나는 시간 속'을 주제로 대중가요와 화려한 불꽃을 엮어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OST '골든(Golde 아파트대출서류 n)'을 시작으로 대중가요들이 이어졌다. 하늘에는 태극기와 무궁화 모양, 폭포처럼 쏟아지는 황금 불꽃이 번갈아 터졌다. 순간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환호했으며, 일부는 촬영을 멈추고 숨죽인 채 감상했다.



축제가 끝나고 관람객들이 귀가를 위해 지하철 6호선 여의도 창원 아파트 전세 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 공원 화장실 앞 화장실 이용을 기다리는 사람과 관람객들이 한데 뒤섞여 있다. 사진=최승한 기자



공원 안에서는 아이들을 목마에 태운 부모, 돗자리를 깐 가족, 연인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늦게 도착해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공원 너머 도로에서 대학교 기숙사 까치발을 들거나 발돋움하며 불꽃을 바라봤다. 인도인 아르준씨(29)는 "도심 속에서 이런 규모의 불꽃은 처음"이라며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고 말했다.

축제 도중에도 공원 내부와 외곽에서는 경찰과 안전요원의 안내 방송이 끊이지 않았다. 늦게 진입하려는 시민들에게는 "뛰지 마시고 천천히 이동해 주세요. 지금 들어가셔도 자리는 없습니다"라는 차분한 멘트가 반복됐다. 화장실 등 주요 시설 인근에는 펜스가 설치됐고, 안내요원들은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를 외치며 동선을 정리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3448명의 경찰을 배치했고, 주최사 한화는 임직원 봉사단 1200명을 포함해 3700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했다. 경찰은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를 전면 통제했으며, 5호선 여의나루역은 수시간 전부터 출입을 막았다. 발길은 여의도역으로 몰렸고, 역 입구마다 수백 명이 경찰 통제에 따라 한 줄로 차례차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귀가 편의를 위해 5·9호선 증회 운행과 버스 집중 배차를 진행했다. 소방당국은 행사 종료까지 약 60건의 구급 활동을 집계했으나 대부분 두통·복통 등 경미한 증상에 그쳤다. 오후 8시 40분 불꽃이 꺼지자 시민들은 안내에 따라 차분히 발걸음을 옮겼다.



축제가 한창 진행중인 오후 8시께 한강공원 뒤편 도로에 담배꽁초와 캔 등의 쓰레기가 버려져있다. 사진=최승한 기자



이날 현장에는 추산 100만명이 몰렸지만 큰 사고는 없었다. 동시에 한화 유튜브와 네이버 치지직 채널을 통해 약 25만명이 접속해 현장과 같은 순간을 공유했다. 다만 주최 측이 올해 처음으로 행사 종료 직후 '시민 자율 청소' 프로그램을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구역에서는 쓰레기가 제때 치워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