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대상 국정감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탄생시킨 '공룡 부처'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대한 첫 번째 국정감사가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렸다. 하지만 국감 초반부터 에너지 분야에 대한 부처의 업무보고 미진을 이유로 비판이 쏟아지며 잠시 파행을 겪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에너지부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부로) 넘어왔는데 단 한차례도 업무보고를 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위상 위원은 "에너지가 (기후부로) 넘어왔지만 그 범위가 어디까지 넘어왔는지 야당 의원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기후부가 여당한테는 업무 보고를 했다는데 야당에게는 업무 보고 신한카드 홈페이지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물리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장관은 "10월 1일로 부처가 개편됐고 그 직후 업무보고를 하려고 했지만 추석 연휴 일정이 겹치면서 별도의 시간을 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에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공개된 회의도 아니고 정부부처가 이렇게 바뀌었다고 설명을 부산저축은행 사태 해야지 이걸 뉴스로 봐서 되겠나"라고 재차 따져 물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자 여야는 국감을 중단한 뒤 오는 16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어 별도의 에너지분야 업무보고를 받기로 협의했다.
이후 재개된 정책 부문에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국제적 눈높이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박해철 더불어 주택신용보증기금대출 민주당 의원은 "한국이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또 선진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면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2035 NDC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인데, 4가지 후보군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4가지 후보군은 2018년 대비 2035년 탄소배출량이다. 구체적인 감축 목표는 △48%( 솔로몬 산업계 요구 반영) △53% △61%(국제사회 권고) △65%(시민사회 권고) 등이다.
이에 김 장관은 "늦어도 11월까지는 (2035 NDC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권고도 있고 국민적 요구와 산업계 현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야당에선 정 서브프라임 부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는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체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원전을 축소할 계획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후부 산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지난 8월 발표한 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는데,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는 응답 80.3%,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는 응답 79.5%, 원자력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는 응답 74.9% 등이 주요 내용이다.
윤 의원은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의 32% 정도를 차지하는데 국민들은 대단히 안도하고 있다"며 원전의 지속적 확대를 주장했다. 다만 김 장관은 "원전이 여전히 위험하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원전이 99.99% 안전하더라도 나머지 0.01% 때문에 원전의 위험성은 강조해야 한다"도 반박했다.
이 외에도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3년이 뼈 아프다. 그때 가속 페달을 밟아서 왔으면 지금은 고지에 올랐을 텐데 너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다 건너 중국은 황해 바다에 (해상풍력 시설을) 쫙 깔아놨다. 부처가 협업 체제를 긴밀하게 구성해서 (인허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장관은 "해상풍력특별법을 통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법을 완비해서 기후부와 해수부를 중심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김 장관은 기후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기후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사실상 1.5도를 넘었다. 이대로 가면 2030년 초반에는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2도를 넘으면 세계경제가 붕괴하고 3도를 넘으면 인류가 쌓아놓은 문명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탈탄소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국가 존속, 인류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후부의 주요 정책 목표로 사회 및 경제구조의 탈탄소 전환 가속화, 튼튼한 기후재난 안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