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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악가 이시바시 에이코. 김밥레코즈 제공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음악으로 유명한 이시바시 에이코(51)는 수수께끼 같은 음악가다. 내향적이고 비밀스러우며 몽환적인 보컬도 그렇지만, 듣기 편한 포크나 재즈 스타일 음악을 하는가 싶다가 때로 실험적이고 난해한 음악으로 허를 찌른다.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을 시작했는데 정작 밴드에 들어가선 드럼을 연주했고 종종 플루트를 연주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이시바시의 25년 음악 여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5일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리는 이시바시의 첫 밴드 세트 내한 콘서트다. ‘악은 존재하체리마스터 다운로드
지 않는다’의 모태가 된 솔로 콘서트 ‘기프트(GIFT)’로 지난해 11월 첫 내한한 후 7개월 만이다. ‘기프트’는 하마구치 감독이 만든 무성 영상과 함께 이시바시가 즉흥 연주를 하는 공연이었다.
콘서트를 앞두고 1일 서면으로 만난 이시바시는 “(도쿄 동쪽 야마나시현에 있는) 우리집 근처 한국 식당에 자주 가고 한국인 여사장님과 이야기도온라인릴게임 먹튀 검증
자주 해 한국이 먼 나라라는 느낌이 없다”면서 “첫 서울 공연 때도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일본 음악가 이시바시 에이코. 김밥레코즈 제공


이번 서울 공연은 최근 발매한 앨범 ‘안티고네(An증권세미나
tigone)’와 함께하는 월드 투어의 하나다. 직접 노래까지 한 솔로 앨범으로는 ‘더 드림 마이 본스 드림(The Dream My Bones Dream)’ 이후 7년 만이다. 그리스 고대 비극의 주인공을 표제로 쓴 이 앨범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매일 우리는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갈등은 지금 시대에5분봉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쉽게 답을 내지 않고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안티고네 이야기에 담겨 있지 않나 싶어요. 인간 스스로 자신의 생명과 삶을 선택할 수 없게 됐을 때의 이야기를 생각해 봤습니다.”
팝과 포크, 재즈, 앰비언트, 현대음악이 섬세하게 조립된 ‘안티고네’는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때론 스산무료증권방송
하고 신비로운 곡들로 채워져 있다. 이전 앨범들처럼 삶의 반려자이자 음악적 동지인 미국의 실험적 음악가 짐 오루크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시바시는 기타리스트인 오루크, 드러머 야마모토 다쓰히사와 함께 밴드 카프카스 이비키의 일원으로 지난해 12월 즉흥 연주 앨범을 내기도 했다. 그는 ‘안티고네’에 대해 “처음엔 그저 피곤할 때 배경 음악으로 산뜻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는데 점점 무거운 작품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시바시는 이번 서울 공연에서 야마모토 등과 5인조 밴드 편성으로 자신의 최근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일본 음악가 이시바시 에이코. 김밥레코즈 제공


10대 시절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는 이시바시는 19세 때 자신이 만든 영화를 위한 음악을 만들며 작곡을 시작했다. 딱히 되고 싶은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취미로만 여겼다는 그는 친구에게서 영화 음악 작곡을 부탁받고 27세에 전업 음악가로 나섰다. 3년여간 일하던 요양보호사도 당시 그만뒀다. 2000년 실험적인 록 음악을 하던 밴드 패닉스마일에 드러머로 합류해 10년간 몸담으며 2006년부터 솔로 활동도 시작했다. 솔로나 그룹 프로젝트 외에 영화나 연극, 전시를 위한 음악을 종종 만들고 때론 호시노 겐처럼 대중적인 가수의 앨범과 공연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 “그때그때 만들고 싶은 걸 만들었더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이시바시를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된 것은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의 음악이었다. 그는 “많은 팬을 얻게 돼 기쁘다”면서도 “영화가 있기에 존재하는 음악이어서 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하마구치 감독과 다시 작업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그는 현재 태국 감독의 영화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영화감독이 있는지 묻자 영화광답게 예사롭지 않은 답을 내놨다. “김기영(1919~1998)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김 감독님은 돌아가셨으니 지금 한국에 김 감독님 같은 스타일의 연출자가 있는지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