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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회자되는 의문이 있다. 윤 씨가 내란을 일으킨 날짜, 그러니까 대체 왜 ‘12월 3일’이냐는 거다. 뉴스타파는 나름의 답을 갖고 있다. 바로, ‘명태균 게이트’다.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 지, 어느덧 7개월째다. 그동안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기록, ‘명태균 PC’ 검증 등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를 상당 부분 규명해냈다. 윤석열-김건희의 범죄 혐의다.
윤 씨는 ①지난 대선 기간, 명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받아챙겼고 ②그 대가로 당선 이후, 명 차량유지비 비과세 씨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줬다. ①정치자금법, 그리고 ②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범죄 혐의가 제기된다.
윤 씨의 범죄 혐의를 한가운데에 놓고 ‘명태균 게이트’의 진행 경과를 따라가다보면,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2024년 12월 2일의 대통령 윤석열이다.
이날 윤 씨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범죄 혐의로 말미암아 그 삼성sbi 야말로 사면초가, 궁지에 몰려 있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그는 내란을 일으켰다. 자신의 범죄 혐의를 더 거대한 범죄를 통해 덮어버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카톡, 텔레그램, 녹음파일… 차고 넘치는 윤석열-김건희 범죄 혐의 증거
뉴스타파는 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기록을 최초로 입수했고, 이를 검증해 윤석열-김건희의 통신연체핸드폰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공개하고 있다.



▲명태균-김건희 카카오톡(2021.10.5.)


그 중 하나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5일,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와 주고 받은 카 최저 카오톡이다. 김 씨는 자신의 남편이 당시 홍준표 후보에게 밀릴까봐 걱정한다. 그러자 명 씨는 홍 후보가 1등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자체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명태균-김건희 카카오톡(2021.10.5.)


김 미사강변도시 더샵 리버포레 씨는 ‘자체조사’가 뭔지 이미 잘 알고 있는 듯, 아무런 질문 없이 ‘넵’, 딱 한마디로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 자체조사. 선거 때 판세 분석 등을 위해 실시하는 ‘비공개 자체 여론조사’를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대선 기간에 명 씨는 윤석열 씨를 위해 자체 여론조사를 여러번 실시했다.
2021년 10월 20일, 명 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내일은 윤 쪽에서 조사할 건데… 데이터를 내일 쫙 한번 돌려봐야 되는데.-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1.10.20.)

다음날인 2021년 10월 21일 오후, 명 씨 지시대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그리고 이날 저녁. 명 씨는 이 여론조사의 결과보고서를 텔레그램으로 윤석열 씨에게 전송한다.
텔레그램 대화를 보면, 윤 씨는 여론조사 보고서를 일방적으로 제공받은 게 아니었다. ▲윤 씨는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을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본인이 직접 결괏값을 분석하기까지 했다.



▲명태균-윤석열 카카오톡(2021.10.21.)


‘미래한국연구소’의 비용 집계표에 따르면, 이 여론조사에 들어간 비용은 400만 원이다. 그런데 윤석열 씨의 공식 정치자금에서는, 여론조사 비용으로 명 씨나 ‘미래한국연구소’에 지급된 돈이 단 한 푼도 없다.
다시 말해 2021년 10월 21일, 윤석열-명태균의 텔레그램은 윤 씨가 명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받아챙긴 물증이다. 윤 씨의 정치자금 부정 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제기된다.



더 심각한 건 윤석열 씨가 공짜 여론조사를, 대선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받아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SNS 대화 내역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명 씨로부터 최소 4번의 비공개 여론조사를 전달받는 장면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 보도되는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사전에 받아본 사실도 확인된다.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통화 녹음파일도 한두 개가 아니다. 

●명태균: 여론조사 돌리는 거 하고 있어요?○강혜경: 아직 시작 못했습니다.●명태균: 그것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강혜경: 알겠습니다.-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1.9.30.)


●명태균: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 줘야 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2.2.28. / 대통령 선거 9일 전)


●명태균: 그거(여론조사 결과) 빨리 달라고 그래요.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니까.-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2.3.2. / 대통령 선거 7일 전)


●명태균: 오늘 (여론조사 결과) 다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저 문자가 왔네. -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2.3.3. / 대통령 선거 6일 전)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같은 해 6월 1일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는 윤 씨로부터 일종의 '선물'을 받았다.
다름 아닌,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이었다. 

●명태균: 아침에 다 보류시켰다.○김OO: 그러니까 고생했네. ●명태균: 고생한 정도가 아니에요. 윤한홍이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 권성동이가 그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압박을 넣어서.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강 국장님 바꿔줘.○강혜경: 여보세요.●명태균: 끝났어.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김건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러대. 그래서 윤상현 끝났어.○강혜경: 고생하셨습니다.●명태균: 그러니까 빨리 그 간판하고. 소문 내면 안 돼요. 나중에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김OO이 입 조심하라 하고. 우리끼리만 그거 하고 알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발표할 거예요. -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전날(2022.5.9.)


●명태균: 김영선은 (내가) 대통령하고 연락 취했기 때문에… 내(윤석열)가 준 명태균이 선물이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3.11.7.)

대선 기간 동안 윤 씨에게 제공한 공짜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받은 사실은 수많은 녹음파일에 남아 있다.  

●김영선: 이제 깨놓고 얘기해서 명태균이가 바람 잡아가고 윤석열 대통령을 돕느라고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거기다 썼잖아.○강혜경: 본부장님(명태균)은 우리가 대선 여론조사 이래저래 해가지고 의원님 공천을 받아왔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강혜경-김영선 전화통화(2023.5.2.) 


●명태균: 내가 지금 여론조사 장사합니까? 내 여론조사 해갖고 돈 10원이라도 남기는 거 봤어요? 그래 해야 대표님(김영선)도 공천받고 다른 사람도 하고… 오로지 대통령하고 사모님(김건희)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했어야, 그래야 거기에 대한 반대 급부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내가 김건희한테, 윤석열한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명태균-김영선 전화통화(2022.6.)

모두 ▲윤석열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더해, ▲윤석열 씨의 불법 공천 개입, 즉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들이다.
정리하면 윤 씨는 ①지난 대선 기간, 명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받아챙겼고 ②그 대가로 당선 이후, 명 씨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줬다. ①정치자금법, 그리고 ②공직선거법 위반 등 최소한 두 가지의 범죄 혐의가 제기된다.



2024년 10월 31일, 윤석열 공천개입 육성 공개… 검찰, 여당, 명태균의 ‘태세전환’
그렇다면 검찰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어떻게 다뤘을까.



뉴스타파는 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기록을 입수해, 검찰이 윤 씨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결정적인 증거와 정황들을 확보하고도 뭉개려 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4월에 윤석열 씨의 범죄 혐의 정황이 담긴 전화통화 녹음파일 4,295개를, ▲9월에는 윤석열 부부가 명 씨와 나눈 텔레그램, 카카오톡 대화 캡처 280개를 손에 쥔 상태였다.
공정한 수사였다면 윤석열 씨의 범죄 혐의를 조사라도 하는 시늉을 했어야 하는 검찰. 그들은 지난해 10월 10일, 명 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윤석열 씨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길목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그런데 10월 31일, ‘대형 사건’이 터진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개입하는 윤석열 씨의 육성 녹음파일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윤석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명태균: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전날(2022.5.9.)

이후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고, 여론은 들끓었다. 심지어 여당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은 ‘명태균 게이트’ 특검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역사를 보면 국민 앞에서는 가감 없는 진실이 언제나 최선이었습니다. 뭔가 감추고 빼고 더하려고 하려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될 겁니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2024.11.4.)

검찰도 슬그머니 수사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뉴스타파가 검찰 수사기록을 분석해보니, 검찰은 윤석열 씨의 육성이 공개된 직후부터 그동안 뭉개왔던 윤석열 부부의 범죄 혐의 관련 증거를 상세히 분석해서 수사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뉴스타파는 자사 홈페이지에 당시 만들어진 검찰 수사보고서들을 전면 공개했다. 
검찰은 또 불과 두 달 전에 자기들 손으로 '무혐의' 면죄부를 줬던 명 씨를 소환 조사했고, 며칠 뒤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윤석열 씨 부부는 소환하진 않았다. 검찰의 모순된 행동은 훗날 출범할 수 있는 '특검'을 의식했던 걸로 보인다. 봐주기 혹은 부실 수사를 이유로 특검의 수사를 받을 처지가 될 수 있기에 일종의 알리바이를 만든 걸로 보인다.  
명태균 씨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검찰의 기소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속칭 ‘황금폰’을 공개할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법원 혹은 민주당에 전달할 순 있어도, 검찰에는 제출하지 않겠다는 게 명 씨의 입장이었다. 언론은 앞다퉈 이 소식을 전했다. 
윤석열 씨 또한 이날 이 보도 장면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오랜 기간 꿈꿔왔던 친위쿠데타를 실행할 타이밍을 전격적으로 결심하는 마중물은 바로 '명태균 황금폰'의 전면 공개였던 것이다.

(검찰이) 내일쯤 정치자금법 위반 범죄로 (명태균 씨를) 기소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고요. 만일 명태균 씨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제출해야 한다면 굳이 검찰에 제출할 필요가 없고 이 땅의 주인인 국민 앞에 언론을 통해서 제출하거나 또는 재판을 할 담당 재판부에 제출하거나 또는 정권 획득을 노리는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 남상권 변호사 / 명태균 씨 변호인(2024.12.2.)

명 씨는 열흘 뒤인 12월 12일, 황금폰을 검찰에 자진 제출했다. 검찰은 정밀한 포렌식 분석을 거쳐, 복원된 녹음파일은 녹취록으로 풀어 내고, 여러 개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했을 것이다. 4달이 지났지만, 황금폰 속 내용이 무엇인지는 좀처럼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로지 검찰만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윤석열 씨가 파면됨에 따라, 황금폰의 대다수 내용은 영원히 묻힐 가능성도 있다. 언제나 그랬듯, 수사를 할지 말지는 오로지 검사 마음에 달린 탓이다. 그러나 이는 명태균 특검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윤석열 씨는 겉으론 부정선거 조사와 야당의 탄핵 남발을 비상계엄의 동기라고 외쳤다. 하지만 ‘윤석열 내란은’ 자신과 부인이 저지른 범죄를, 더 큰 범죄인 내란을 저질러 덮으려 했던 반헌법적인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